일상/감동의 말

[스크랩] 그의 詩는 아름답다

Forever(2) 2009. 9. 24. 21:12

 

 

 

내 늙은 아내는 아침저녁으로
내 담배 재떨이를 부시어다 주는데,
내가
"야 이건 양귀비 얼굴보다 곱네,

양귀비 얼굴엔 분때라도 묻었을 텐데?"
하면,
꼭 대여섯 살 먹은 계집아이처럼
좋아라고 소리쳐 웃는다.
그래 나는 천국이나 극락에 가더라도
그녀와 함께 가볼 생각이다.

 

미당 서정주

 

 

 

 


부인 방옥숙 여사가 2000년 10월 별세하시자 이후 곡기를 끊고 맥주로 연명하던 시인은,

두 달이 지난 같은 해 12월 24일 성탄절 전야에 부인의 뒤를 따라 별세하시었다.

 

시인의 사상이나 행적과는 상관없이 그의 詩는 아름답다. 그의 결혼은 아름답다.

나의 결혼도 그와 같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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