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전거를 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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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태국전도사 | |
bintaeguk@hanmail |
어릴 적 나의 꿈
나는 어릴 적 CCM 가수 박종호씨의 찬양을 통해 은혜를 참 많이 받았다. 그 당당한 풍채와 그 고운 목소리는 언제나 나를 셀레게 했고, 어릴 적부터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던 나는 박종호씨를 보며 나도 이다음에 커서 박종호씨처럼 아름다운 목소리로 주님을 찬양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주님 박종호 성가사님을 닮고 싶습니다. 저에게도 저런 아름다운 목소리를 주셔서 주님께 찬양으로 영광 돌리게 해주세요...'
그러나 15년이 훨씬 지난 지금의 나는 박종호씨의 아름다운 목소리보다는 그의 당당한(?)풍채를 더 많이 닮아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예전에 한참 노래 공부를 할 때 주위에서 많은 선배들이 노래하는 사람들은 항상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고 얘기해 주었다. 실제로 노래를 잘 하는 박종호씨 뿐 아니라 얼마 전 타계한 루치아노 파바로티도 그렇지 않은가? 그래서 정말 그래야만 하는 줄 알았다. 덕분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사람들에게 '성악가'답게 생겼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굳이 뭐하는 사람인지 묻지 않아도 몸만 봐도 알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슬픈 것은 지금도 똑같은 말을 듣고 있으며 한 번도 '전도사'스럽게 생겼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더 이상 나에게 이런 외모는 필요 없게 된 것이다.
복음을 위해서 살을 빼자
그전에도 가족들과 주위에 나를 아껴주시는 많은 분들이 건강을 위해서 체중감량 할 것을 권유했지만 마음에 큰 동기부여를 받지 못했다. 왜냐하면 당장 아픈 곳이 없었고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없었으며 병원에서도 현재까지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처럼 무더운 여름이 찾아오면 살이 많아서인지 남들 보다 더위를 더 많이 타는 것 같아 불편하긴 했지만 그래도 참을 만 했었다.
그런데 얼마 전 체중을 감량해야겠다는 강한 동기부여를 받는 사건이 있었다. 전도폭발 지도자 임상훈련 중 '양재시민의 숲'에 가서 그곳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에게 노방전도를 할 기회가 있었다. 정말 뜨거운 복음의 열정을 가지고 주님이 나에게 어떤 사람을 붙여주실지 기대하는 마음을 가지고 기도하며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나는 최대한 밝은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 다가갔지만 그들은 내가 다가가자 다소 긴장하는 듯 했고 난 처해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한 사람뿐 만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열정을 가지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렇게 어렵게 다가가 열심히 복음을 제시하는 중에도 그들의 경계하는 눈빛은 사라지지 않았고 마지막 확신질문을 할 때는 거의 무서워서 마지못해 대답해준 것 같은 느낌까지 들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고등부 아이들이 내말을 잘 듣는 편인데 그것 역시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내가 생각해봐도 나 같은 외모의 사람이 검정양복을 입고 성큼성큼 다가오면 나라도 그 자리를 피하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로 비참했다. 그리고 정말 가슴이 아팠고 우리 주님께 죄송했다. 나는 그날 처음으로 나의 외모가 복음 전도에 방해가 된다는 것을 그것도 엄청나게 많은 방해가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사도바울은 사도행전 20장 24절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사도바울은 복음전도를 위해서 목숨까지도 아깝지 않게 여겼는데 나는 나의 큰 덩치가 복음전도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엇이 아까워 빼지 못하고 있단 말인가'
나는 그때부터 남들이 나를 편하게 생각해 줄수 있는 외모로 바뀌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동료 전도사님 중 한분이 나에게 자전거를 탈 것을 권해주었다. 현재 체중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달리기와 같은 무리한 운동은 무릎에 무리를 줄 수 있지만 자전거는 전혀 무리없이 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전도사님의 설명은 이해가 갔지만 과연 내가 잘 탈 수 있을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H전도사님이 자전거로 체중감량에 성공한 것을 보면서 마음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나도 할 수 있다!!!'
"자전거는 나의 육체 보다 훨씬
더 많은 부분의 내면세계를 고쳐주었다.
나는 오늘도 나의 외모 뿐 아니라
나의 성격, 행동 등 무엇이라도
주님의 복음을 증거함에 걸림돌이 된다면
버리고 고치게 해달라는 간절한 기도를
드리며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이것이 내가 자전거를 타는 이유이다"
자전거로 발견한 영성
나는 자전거를 구입한 첫 날부터 남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정말 군대시절 이후에 처음 느껴보는 현기증이었다. 나는 결국 중간에 자전거에서 내렸고 그 자전거를 끌고 남산 정상까지 올라갔다. 참으로 비참했고 애통했다. 그동안 나의 몸을 돌보지 않고 무방비 상태로 방치한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힘이 들고 숨이 차오를 때 마다 마음속으로 많은 회개가 일어났다. 그동안의 게으름에 대한 회개와 체력관리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회개들이었다.
이튿날도 어김없이 자전거를 끌고 남산을 향했다. 물론 또 다시 중간에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남산에 올라갔다. 하지만 확실히 첫날 보다 조금 더 수월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드디더 셋째 날 나는 중간에 쉬지 않고도 남산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 비 오듯 쏟아지는 땀은 온 몸으로 흘리는 나의 회개의 눈물과 같이 느껴졌다.
사실 나는 자전거를 타면서 체중감량 이외에 어떤 것도 기대함이 없었다. 그러나 자전거는 나에게 회개의 은혜를 주었고 바쁜 사역으로 침체되어 있던 나의 영성의 새로운 각성을 일깨워 주었다. 자전거를 타면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된다.
물론 대화를 나눌 상대가 없어서도 그렇지만 너무 숨이 차서 말을 할 수 가 없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혼자 묵상을 많이 하게 된다. 주님이 나에게 맡겨주신 많은 아이들과 사역들, 그리고 나의 죄와 주님의 은혜들...
정말 많은 것을 묵상하게 되고 자전거를 한 시간 타고 오면 한 시간 기도한 것과 똑같은 마음의 평안과 주님과의 교제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정말 자전거는 나에게 '복음'과도 같다.
요즘도 가파른 오르막을 오를 때나 장시간 자전거를 탈 때면 너무 힘이 들어서 자전거에서 내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정상이 눈앞이기에 '조금만 더 참자'라는 마음으로 페달을 밟으며 로마서 8장 18절 말씀을 묵상하곤 한다.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
나는 인생도 이와 같이 않나 생각해 본다. 우리도 이 땅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때로는 힘들고 어려울 때도 있다. 그래서 좁은 길보다는 쉬운 길을 찾으며 가끔 세상과 타협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천국'의 소망이 있기에 현재으 ㅣ고난을 이겨내고 장차 올 영광을 고대하며 살아가는 존재들이 아닌가?
자전거는 나의 육체 보다 훨씬 더 많은 부분의 내면세계를 고쳐주었다.
나는 오늘도 나의 외모 뿐 아니라 나의 성격, 행동 등 무엇이라도 주님의 복음을 증거함에 걸림돌이 된다면 버리고 고치게 해달라는 간절한 기도를 드리며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이것이 내가 자전거를 타는 이유이다.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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