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시째냐? 악아, 어찌고 사냐. 염치가 참 미제 같다만,
급허게 한 백마넌만 부치야 쓰것다. 요런 말 안헐라고 혔넌디,
요새 이빨이 영판 지랄 가터서 치과럴 댕기넌디,
웬수노무 쩐이 애초에 생각보담 불어나부렀다.
너도 어롤 거신디, 에미가 헐 수 읎어서 전활 들었다야.
정히 심에 부치면 어쩔 수 없고……
(...)
나도 울 어매 폼으로 전활 들었다.
엄니요? 근디 어째사끄라우.
해필 엊그저께 희재 요놈의 가시낭구헌티 멫푼 올려불고 났더니만,
오늘사 말고 딱딱 글거봐도 육십마넌뻬끼 안되야부요야.
메칠만 지둘리먼 한 오십마넌 더 맹글어서 부칠랑께 우선 급헌 대로 땜빵허고 보십시다잉.
모처럼 큰맘 묵고 기별헌 거이 가튼디, 아싸리 못혀줘서 지도 잠 거시기허요야.
어찌겄소. 헐헐, 요사 사는 거이 다 그런단 말이요.
떠그럴, 사십마넌 땜에 그날밤 오래 잠 달아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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